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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채색 일색 ㅡ나는 주로 옷을 살 때, 평범한 회색이나 베이지, 검정색 톤을 구입한다.ㅡ 가장 무난하다는, 그런 이유가 가장 크고, 그 누구로부터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컸다.
저번 주 화요일, 네이트온에 접속해 지인과 몇 마디의 말을 나누다…… '무채색 인간'이라는 말을 들었다. 더불어 재미없다는 말도.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그 흔한 염색이라는 것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기에, 나는 머리카락부터 시작해 발끝까지 '평범한 인간'이었다. 평범하고, 깔끔하고, 누구의 눈에도 안 띄게. 추구하는 바는 단순히 그것이었는데, 무채색 인간이라는 말을 듣고 보니, 기분이 좋지 않았다. 업무 프로그램상 늘 켜 놓아야 하는 창과, 포털 사이트 창, 그리고 네이트온이 켜있는 창 위에, 무엇이 울컥해서 였는지, 어느 틈에 나는 한 쇼핑몰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다시 한 번 클릭했다. 그렇게 분홍색 단화를 구입했다. 분명 사놓고 신지도 않을 텐데, 보기에도 질릴 만한 분홍색을 '즉시 구매'버튼에 대고 마우스를 클릭해 버렸다. 그리고 그것을 잊었다. 택배가 올 텐데, 라는 생각따윈 머릿속에 있지도 않을 만큼 말이다. 금요일, 상자 하나를 받아들고 나는, 머릿속이 하얗게 됐다. 구매 당시 보았던, 스무살의 아가씨가 신어야 예쁠 법한, 화면에서 보았던 똑같은 색의 분홍색이 내 눈을 어지럽혔다. 누군가의 한 마디가 너무나도 큰 힘이 되어 안 하던 짓을 해버릴 만큼 내게 큰 비중을 지녔던가. 아니면, 나는, 그만큼, 남의 시선이 무서웠던 것인가. 한번 눈에 띄면, 아주 사소한 일을 해도 그들의 시야에 포착될 것이라 믿으면서? 언제부터 그랬을까, 나보다 내 주변을 더 신경쓰게 된 것은. 내 기억으로는, 내 인생 처음으로 뒤에서 나를 욕하는 누군가를 보게되면서였던 것 같다. 아마도. 그것이 계기가 돼 스스로를 소심쟁이로 탈바꿈시켰던 걸까. 무채색 인간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분홍색 단화를 산 것처럼? 이 밤, 괜히 움츠러든다. ※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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